[김강민의 선셋라이프] #1. LG판 대한·민국·만세, 아들 셋 다둥이 아빠의 “그래요, 아들만 셋입니다”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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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의 선셋라이프] #1. LG판 대한·민국·만세, 아들 셋 다둥이 아빠의 “그래요, 아들만 셋입니다”

작성일2015-01-14

선셋라이프 김강민

안녕하세요. LG 블로거 김강민입니다.

2013년 2월 말 어느날, 저는 애국자가 되었습니다. 셋째 아이가 태어났거든요. 물론 애국심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나 좋자고 현대판 대가족을 만든일 하나로 애국자가 된 이 상황을 두고 자부심을 느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다둥이의 아빠입니다. 게다가 아들만 셋이지요.

“대박!!!”, “어떡해~~ OTL”, “힘들겠다! ㅠㅠ”, “육아 스트레스 심하겠다”, “엄마는 조폭 다 됐겠네…”

저는 소머즈인가요? 여러분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아들 셋과 함께 하는 삶. 겪어보기 쉽지 않은 경험일 텐데요. 사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특별하고 신나는 하루의 연속입니다. 엄마에 대해서는…… 마음이 좀 아프네요.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이름하여 아들 셋 육아일기, Son 셋, ‘선셋라이프’입니다.

막내 첫돌 무렵의 3형제막내 첫돌 무렵의 삼형제

  아들? 딸?

사실 저희 부부가 아들 매니아는 아닙니다. 설령 매니아라 하더라도 마음대로 아들 셋을 가질 수도 없겠지만요. 아무튼 저는, 많은 아빠들이 그러하듯 나를 쏙 빼 닮은 예쁜 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있’던’ 평범한 아빠입니다. 아내 역시 공주놀이를 함께 할 짝꿍 한 명 정도는 필요했’었’고요.

첫째가 아들이란 걸 알았을 때, 참 든든했습니다. 양가 부모님들이 딱히 손자를 ‘요구’하신 것은 아니지만, 왠지 아내 입장에서 생각하면 새색시가 큰 숙제를 해낸 것 같은 느낌도 들더군요. ‘나중에 오빠가 동생 잘 돌봐 주겠지.’라며 좋아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 무슨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을 까요?

첫째가 두 살이던 해에 또 한 명의 아기가 저희 부부에게 찾아왔습니다. 일본에 살던 때였는데, 그곳의 의사는 절대로 성별을 알려 주지 않더군요. 산달이 다 되어 한국에 와서야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너 형아 되겠네?”
초음파 검사를 받던 아내의 눈가로 눈물이 한 줄기 흘러내렸습니다. 서운한 마음, 감출 수 없었겠지요. 50%의 확률인 만큼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고, 유독 주변에서 이번에는 딸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군요. 엄마 배 모양을 보니 딸이네, 큰 애가 엄마 무릎에 앉는 모습을 보니 딸이네, 딸이야 딸. 그 딸은 어디로 갔나요? 배 속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저는 깨달았습니다.

『아들이냐 딸이냐는 지극히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둘째는 너무 예쁜 아기였습니다. 둘째들의 특성이라고도 이야기하는, 애교와 눈치로 무장한 아이기도 했지요. 말도 행동도 빨라 또래보다 더 큰 아이 같은 첫째, 보기만 해도 아빠 미소를 짓게 하는 둘째와 함께 하는 하루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 딸은 얼마나 예쁠까?”로 시작해서 “또 아들이면?”으로 끝나는 대화가 종종 저희 부부 사이에 오가기도 했지요. 그렇게 둘째가 4살이던 해의 어느날, 또 한 명의 아기가 찾아왔습니다.

아기를 키운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지요. 그런데, 아기가 커서 어린이가 되어간다고 느껴지는 시기가 되면 길을 가다가 지나치는 아기들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더군요. 힘들었던 기억과 육아 스트레스는 어디로 가고 또 ‘저런 아기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 떠올려 보면, 아내나 저나 “또 아들이면?”이라는 말을 농담처럼 주고 받았었지만 셋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설마 셋째는 딸이겠지’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셋째도 아들.

3형제의 첫 만남 삼형제의 첫 만남

  둘째와 셋째는 다섯 살 차이가 납니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고민을 했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요. 아들? 딸? 낳아? 말아?

그렇게 우리 가족은 남자 넷, 여자 하나로 구성이 되었고 더 이상의변동은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들려오는 지인들의 “하나 더?”라는 질문에 아내는 “다섯째까지 아들이다.”라고 답하더군요.

처음 만난 분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될 때, 상대방을 놀라게 하는 3단 콤보 대화가 있습니다.

Q : 아이는 있어요?
A : 네. 큰 아이가 10살이에요.
Q : 벌써요? 아이가 몇 명이예요? ← 1단계 : 의외임(제가 좀 일찍 결혼했습니다.)
A : 셋이예요.
Q : 셋이요? ← 2단계 : 놀람(요즘 세상에 왠일인가 싶은 것이지요.)
A : 네. 아들 셋이요.
Q : 아들만 셋이요?…… ← 3단계 : 신기함, 불쌍함, 존경함, 궁금함(저보다 심경이 더 복잡해 보입니다.)

대체로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되고, 그러고 나면 의례히 애국자, 아버님, 육아 전문가, 능력자 등의 타이틀을 부여 받게 됩니다. 어떤가요? 캐릭터 하나는 뚜렷하지요?

그래요.
 저 아들만 셋입니다.
 바이런의 표현을 빌려봅니다.
 『낳고 나니 애국자 됐다.』

 아들 셋이 어때서

아들만 셋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사실인가 봅니다. 특히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의 엘리베이터를 타 보면 사람들의 눈이 우리 가족을 한 명씩 확인하며 커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런 후에는 일행과 눈빛을 교환하며 신기한 광경을 공유하기도 하지요. 간혹 아들 셋이냐고 확인을 해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가끔은 마음이 상하는 경우도 있지요. 한 번은 식당을 갔는데 종업원 아주머니가 아이들을 보더니 “우짜꼬. 우짜꼬.”라며 안타까워하더군요. 처음 보는 반응이 아니라 그냥 넘겼는데 옆 테이블 손님들에게 서빙을 하면서 “아들만 셋이라네요. 우짜꼬. 우짜꼬.”를 연발하는 겁니다. 그것만큼은 참을 수가 없어서 “뭘 어떡해요. 좋다고요.”라고 크게 소리를 쳤지요. “웃자고 하는 이야기이지요.”라며 한술 더 뜨는 아주머니를 옆 테이블 손님들도 야단을 치니 그때서야 사과를 하더군요. 그 외에도 “엄마가 힘들겠다.”며 너무 깊이 위로를 한다거나, “딸이 좋은데.”라며 이미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두고 본인의 취향을 주장하는 등 반응이 과한 경우에는 마음이 상할 수 밖에 없습니다.

他人之宴曰梨曰枾(타인지연왈리왈시) : 남의 잔치에 배 놓아라 감 놓아라 한다.』

여름이 찾아오고 셋째의 머리가 좀 길고 나니 시원하게 해 줄 겸 아내가 머리를 묶어 주더군요. 일명 삐삐머리. 그랬더니 사람들 반응이 좀 달라졌습니다. “성공했네.”, “오빠들 많아 든든하겠다.” 아내와 저는 의미 심장한 미소로만 답하거나, 거짓말 못하는 둘째가 “오빠 아닌데. 형인데.”라고 말하는 입을 막기도 하며, 불필요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반 이런 반응을 즐기는 마음 반이었지요.

대중교통을 이용 중인 막내 대중교통을 이용 중인 막내

 그렇게 위장술을 사용하는 것도 잠깐. ‘아들 셋’이 우리 가족의 강한 정체성이라는 것에 스스로 익숙해지고 나니 주위의 남다른 반응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고, 그런 반응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게 되더군요. 있는 그대로도 얼마나 예쁜 아기인데 말이지요. 요즘은 아들 셋에 놀라기 보다는 막내의 귀여운 모습에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삐삐머리는 그렇게 풀어지게 되었습니다.

 『내가 괜찮아야 남도 괜찮다.』

선셋라이프의 단면

가족의 성비가 편중되어 있는 만큼 일상도 남다른 면이 있겠지요. 놀이가 특히 그럴 것 같은데요. 아이들과 놀다 보면 기이한 현상과 마주하게 됩니다. 에너지가 소진되지 않는다는 점이지요.(남자아이들 다 그렇다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형제가 많으니 증폭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보드타기 아이들의 에너지는 소진되지 않습니다

 놀이터를 가도 한군데만 가지 않습니다. 두세 군데 투어는 기본이지요. 놀이기구는 본래의 용도를 잃은 지 오래, 남들은 관심도 두지 않는 부분에까지 오르내리고 매달리니 놀이기구의 가성비가 급증한다고 좋아할 일일까요? 게다가 놀이터에서만 노는 것이 아니라 주변까지 십분 활용하는데요, 놀이터 뒤 오솔길 탐험부터 시작해 자전거 오프로드를 즐기기도 합니다. 7살 둘째는 유아용 자전거로도 거침이 없지요. 돌계단이 나타나면 자연스레 자전거를 내던집니다. ‘아빠 이거~”라는 말만 남기고 말입니다. 한 손에는 형들 따라다니느라 바쁜 막내 손을 붙들고 있다는 것이 함정이지요.

둘러앉은 삼형제 둘러앉은 삼형제, 또 무슨 일을 꾸미는 중일까요?

 이렇듯 10살, 7살, 2살 아들들의 놀이에는 공통적으로 모험과 탐험의 요소가 잠재해 있고, 아빠의 힘을 보태어 주면 놀이는 더 풍요로워지는 것 같습니다. 지치지 않는 아이들과 노는 것이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돌봐준다고 생각하면 노동이 되는 것이고 함께 하면 놀이가 되는 것이겠지요.

 『아이들은 같이 놀자고 하지 돌봐 달라고 하지 않는다.』

이런 아이들과 평생 신나게 놀기 위해서는 자가 발전 능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모험

<모험>

처음 타보는 놀이기구에 겁이 나
괜찮아 한번 해봐 응원해 줘도
선뜻 올라서지 못한다

처음이 어려운 거야
한번 해내면 다음부터는 아무것도 아니야
어렵게 마음을 돌려
한 걸음 내딛는다

가장 무서운 곳을 지나
그물을 타고 내려오는
아이의 작은 발
땅에 내리기도 전에
들뜬 마음

2010. 8. 11 도쿄의 어느 공원에서
(큰 아이가 모험심을 갖기 시작했을 무렵에 개인 블로그에 실었던 사진과 글입니다.)

 이상으로 선셋라이프의 첫 번째 이야기를 들려드렸는데요, 다음 시간에는 다섯 식구의 추억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김강민 프로필

컨설턴트로서 LG의 미래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LG의 건축물에 얽힌 이야기, 에너지 관련 기술 트렌드를 주요 테마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