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잘 입는 직장인] #3. 패션의 완성은 발끝에서,올바른 가죽 구두 손질법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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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잘 입는 직장인] #3. 패션의 완성은 발끝에서,올바른 가죽 구두 손질법

작성일2015-01-26

동양인의 관점에서 서양의 남성 복식에 관한 지식을 잘 정리해놓은 ‘옷 잘 입는 남자에게 숨겨진 5가지 키워드’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일본 최고의 패션 칼럼리스트 ‘오치아이 마사카츠’는 남자가 워드로브(옷장이란 뜻이지만 옷과 액세서리 등 남성이 몸에 두르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에 물건을 구비할 때 투자해야 하는 우선 순위에 대해 언급합니다. 우리의 상식으론 한 눈에 보이는 수트나 재킷 등이 먼저 떠오르지만 오치아이 씨의 조언은 다름아닌 ‘구두’입니다. 왜 그럴까요?

 

남성 패션 투자 아이템 1순위, 구두

그는 두 가지 원칙을 내세워 구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구두란 유행을 타지 않는 품목이며 둘째는 오래 사용할 물건에 먼저 투자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 투자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남성 패션 아이템 중 남성 구두는 정말 크게 유행을 타지 않습니다. 재킷의 경우 라펠의 위치나 버튼의 숫자가 바뀔 수 있습니다. 타이는 대검의 폭이 넓어지거나 좁아지기도 합니다. 팬츠도 유행에 따라 통의 넓이가 달라지죠. 하지만 남성 구두는 몇 가지 정해진 기본 스타일이 있고 그 안에서 크게 변화가 생기지 않습니다.

구두손질법

스트레이트팁, 윙팁, 브로그, 하프브로그, 몽크스트랩, 부츠 등 남성 구두는 정해진 모양과 스타일에서 소재, 컬러는 변할 수 있지만 구두를 만드는 브랜드에서도, 또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도 그 이상 넘어가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일은 흔치 않죠. 또 그렇기에 한 번 살 때 좋은 구두를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구두를 고르는 기준에 대한 부분은 다음에 정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매일 우리의 일상과 함께 하는 소중한 구두를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가죽 구두 관리를 하시나요?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회사 근처 구두방에 맡겨 광을 낼 겁니다. 혹은 근처 마트에서 액체 구두약을 사서 슥슥 바르거나요. 단기적으로 이 방법은 꽤 유용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가죽에 무리가 옵니다. 구두 가죽이 숨쉴 틈을 주지 않은채 계속 ‘광’만을 내기 위한 작업이 되거든요.

그래서 전 구두를 직접 닦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의외로 쉽고 또 닦다 보면 재미도 있습니다. 마음을 닦아내듯 깨끗하게 구두를 닦는 방법, 소개드립니다.

 

구두도 피부처럼 관리가 필요해, 집에서 구두 닦는 방법

그럼 이제 구두 닦을 준비를 해볼까요?
우선 가죽 구두 관리는 피부 관리와 비슷합니다. 구두의 가죽은 무조건 광만 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깨끗이 닦아내고 영양도 주어야 더 오래 신을 수 있습니다.

저는 가지고 있는 구두를 한 달에 한 번 정도 닦고 있습니다. 딱히 얼마의 주기로 닦아야 한다고 정해진 건 없지만 일주일에 3번 정도 구두를 신는 저는 3, 4족의 구두를 돌려 신는다고 가정했을 때 1족당 한 달에 3, 4번 정도를 신게 되니 1달에 한 번이면 적당합니다. 평소에는 말털로 된 부드러운 브러시로 먼지만 털어 구두의 형태를 잡아주는 슈트리를 넣어 보관합니다. 슈트리를 이용하는 것은 구두를 잘 닦는 것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구두닦이 준비물

구두를 닦기 위해선 몇 가지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돼지털과 말털 두 종류의 구두솔, 영양크림, 구두약(슈크림/슈왁스), 클리너 등입니다. 이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으면 좋겠지만 다 갖추기 어렵다면 브러시 1개, 구두의 색과 같은 구두약, 클리너 정도만 있어도 됩니다. 제가 닦을 구두는 아래의 두 족입니다.

1. 알렌에드먼즈 Allen Edmonds 테슬로퍼 / 2. 까르미나Carmina 더블 몽크스트랩 좌측. 알렌에드먼즈(Allen Edmonds) 테슬로퍼, 우측. 까르미나(Carmina) 더블 몽크스트랩

 한 달 이상 안 닦은 구두라서 둘 다 상태가 썩 좋지 않습니다. 광도 거의 없고 스크래치도 많아요.

갈색 구두

긁히거나 파인 부분도 보입니다. 먼지도 많이 앉았고, 구두에 물이 튀어 얼룩진 곳도 있습니다.

검은색 구두

테슬로퍼 역시 광을 잃었구요. 일부 가죽이 갈라지기 시작하는 곳까지 있어 썩 좋은 상태는 아닙니다.


1단계. 먼지털기

구두솔

브러시는 털의 종류에 따라 말털과 돼지털로 나뉩니다. 말털은 굉장히 부드럽고 돼지털에 비해 모가 깁니다. 때문에 구두 이음새 사이사이의 작은 먼지를 털어내기에 용이합니다. 반면 돼지털 브러시는 모가 짧고 뻣뻣합니다. 때문에 구두약을 다 바르고 난 뒤 광을 낼 때 주로 사용합니다.

동네 마트에서 많이 파는 건 대부분 돼지털 브러시입니다. 말털 브러시는 인터넷에 검색하면 손쉽게 살 수 있습니다. 제 브러시는 타코 Tacco 제품입니다.

말털 브러시와 구두

구두 옆에 둔 브러시의 사진으로 봐도 알 수 있지만 말털 브러시는 크기 자체가 큽니다. 털이 부드럽기 때문에 마구 비벼도 흠이 날 걱정은 없습니다. 구두 닦을 때뿐 아니라 매일 저녁 구두를 신발장에 넣기 전 이 말털 브러시로 먼지를 털어주기만 해도 구두 관리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2단계. 얼룩 및 구두약 제거
 먼지를 다 털고 나면 바로 구두약을 바르는 것이 아니라 클리너를 이용해 1달 간 쌓인얼룩과 이전에 발랐던 구두약을 제거해야 합니다. 구두로 충분히 스며들지 못하고 남은 구두약은 오히려 가죽에 해가 되기 때문에 깨끗이 지우고 새로운 약을 발라줘야 합니다. 피부관리에 비교하면 화장하기 전 클렌저로 얼굴을 깨끗이 씻는 것과 같습니다.

구두 클리너

제가 사용하는 클리너는 프랑스에서 만들어지는 슈케어 제조사인 사피르 SAPHIR 에서 나오는 클리너, Reno Mat 입니다.

클리너의 그림에 잘 나와있지만, 먼지를 브러시로 잘 털고, 클리너 성분이 잘 섞일 수 있게 흔들어 손가락에 부드러운 천을 둘러 살살 문질러 닦아주고, 마지막으로 클리너가 마를 때까지 약 15분간 기다려야 합니다.

구두와 클리너

설명대로, 잘 섞인 클리너를 부드러운 천에 묻혀서 구두를 닦아 줍니다. 천을 구입하기 보다는 늘어나 못 신는 양말이나 속옷을 사용해도 충분합니다. 소량을 살짝 묻혀 용액이 한 쪽에 뭉치지 않도록 꼼꼼히 닦아줍니다. 구두가 아주 더러운 상태가 아니라면 클리너에 물을 섞어 농도를 낮춰 사용해도 됩니다.

깨끗하게 닦인 구두들

자, 이렇게 깨끗하게 닦는 것 만으로도 구두는 첫 번째 사진보다 많이 깨끗해졌습니다. 특히 지난 번에 닦고 남은 구두약이 많이 묻어 나올 겁니다. 생각보다 시간도 꽤 걸릴 거구요. 이 상태로 약 성분이 마를 때까지 15분에서 20분 정도 대기합니다.


3단계. 영양크림 바르기
 세 번째 단계는 영양크림 바르기입니다.

영양크림

앞서 설명했듯 구두의 가죽을 피부에 비교했을 때 영양분을 채울 수 있도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건 사피르에서 나온 델리케이트 영양크림 입니다.

저는 이렇게 낡은 양말에 두 손가락을 끼워,

영양크림 바르기

클렌징 할 때와 비슷하게 얇고 고르게 발라 줍니다. 얼굴에 로션을 바른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양크림 바른 구두

영양크림을 바르면 오히려 광은 좀 줄어들지만 좀 더 부드러워진 느낌이 들 겁니다.
크림을 바르고 마를 때까지 15~20분 정도 다시 기다려줍니다.

4단계. 슈크림 or 슈왁스로 광내기
슈왁스

보통 가정집엔 이런 형태의 슈크림보다는 슈왁스가 대부분 있을 겁니다. 사실 정석대로라면 슈크림을 바르고 그 위에 슈왁스로 더 광을 내는데 둘 중에 하나만 해도 광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슈왁스 테스트

저는 이렇게 4가지 컬러의 브라운 슈왁스가 있는데요, 모두 제가 가진 구두의 가죽 색깔과 100% 일치하진 않습니다. 때문에 가장 근접한 색을 선택합니다. 이중 세 번째 제품과 그나마 가장 색이 가깝습니다.

슈왁스 클로즈업/슈왁스 바르기

슈크림은 이렇게 유분이 많습니다. 때문에 너무 많은 양을 묻혀서 구두에 바르면 다 스며들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가죽에도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드러운 면에 크림을 묻혀 이렇게 펴서 발라 줍니다. 얇게 여러 번 덧입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돼지털 브러시

그리고 이제 준비했던 돼지털 브러시로, 구두를 사정없이 문질러 줍니다. 뻣뻣한 돼지털브러시는 두 가지 역할을 합니다. 광을 내는 것도 있구요, 과도하게 남은 슈크림을 털어주는 역할도 합니다.

이 정도의 광으로 만족할 수 없다면 같은 컬러의 슈왁스를 구매해서 얼굴이 반사될 정도의 광을 만들 수도 있지만, 전 왁스는 쓰지 않고 한 가지 방법을 추가해 구두의 광을 살립니다. 바로 양말과 스타킹을 이용하는 겁니다.

양말과 스타킹

양말에 손에 넣고 그 위에 스타킹을 덧씌워서, 다시 사정없이 문질러 줍니다.
그럼 좀 더 미세하게 광을 낼 수 있습니다.

광나는 갈색구두

 갈색구두 클로즈업

확실히 달라진게 보이시나요?
구두 가죽 본래의 색에 비해 구두약이 조금 더 진해서 구두가 바르기 전보다 더 짙어졌어요.

검정색 구두 슈왁스 바르기

검정색 구두도 같은 방법으로 닦고 광을 내줍니다. 반짝반짝 하지요?
자, 이제 완성된 구두입니다.

완성된 구두

이 맛에 구두 닦지요. ^^

구두 전후 비교

전후가 확실히 달라진게 보이시나요?

갈색 구두 흠집 없애기

왼쪽의 흠집도 이렇게 보수됐습니다.

순서를 다시 한 번 정리해봅니다.

 1. 말털 브러시로 먼지털기

 2. 클리너로 얼룩 제거하기 (+15분 대기)

 3. 영양크림 바르기 (+15분 대기)

 4. 슈크림 or 왁스로 광내기

슈케어용품들은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습니다. 돈을 주고 구두를 닦는 것에 비하면 그리 비싼 편도 아닙니다. 또 구두에 정성을 쏟으면 가죽에 길이 잘 들고, 그렇게 아주 오래, 어쩌면 평생 혹은 그 이상 대를 물려서 신을 수 있는 구두가 됩니다. 같은 구두지만 버려지는 쓰레기가 될지 아니면, 나를 빛나게 해줄 소중한 동반자가 될지는 내가 하기 나름입니다.

개인적으론 이렇게 구두를 닦다 보면 약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매달 1번, 반복적으로 몸을 움직이다 보면 복잡한 생각도 다 비울 수 있고요, 또 그렇게 깨끗해진 구두를 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같이 닦아진 것 마냥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여러분도 조금씩이라도 이렇게 직접 관리를 해보시는 건 어떠신지요?

 

■ 사진 출처: 블로그 detailance.com, LF일꼬르소

지테일 프로필

남성패션 블로그 details and balance(detailance.com)를 운영하고 있는 패션 전문가. 문화일보 패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