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남자] #5. 육아휴직 후 달라진 것 5가지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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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하는 남자] #5. 육아휴직 후 달라진 것 5가지

작성일2018-11-13

전찬훈_육아남_타이틀

 “육아휴직 해보니까 어때?”

육아휴직 후 사람들을 만나면 열이면 아홉 이상이 나에게 건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질문을 들을 때마다 나는 (아주) 잠시 고민한다.

‘어떻게 말해줘야 하나…’

육아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상상하는 것 이상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만큼 힘든 순간도 많지만 또 가슴이 뭉클하고 보람찬 순간들도 찾아오기 때문이다. 오늘은 육아휴직을 하면서 달라진 5가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손 들고 있는 아이들

첫째. 아이들과 온전히 교감하다.

어려서부터 모유 수유를 한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자는 것에 익숙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빠 옆에서 자는 것도 어렵지 않다.

물론 아내와 같이 있으면 인기가 뒤로 밀리긴 하지만, 아들 2호의 경우 이제는 엄마와 있다가도 잠이 들 때면 아빠 옆에 와서 잠든다.

나란히 자고 있는 아이들

엄마가 없는 날이면 서로 아빠 옆에서 자려고 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진다. 함께 잠을 잔다는 것은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일이다. 캄캄한 방에 누워 있으면 아들 1호와 2호가 색색 코 고는 소리, 뒤척이는 몸짓 하나하나까지 더욱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 어둡고 고요한 시간이 나는 무척 감사하다. 아이들과 온전하게 교감하는, 내가 아빠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느끼게 되는 소중한 순간이다.

둘째. 똥손, 요리를 배우다.

아내는 나보다 훨씬 좋은 요리실력을 갖추고 있다. 자연스럽게 요리는 아내가, 설거지는 내가 하도록 가사분담이 되었다. 그러나 육아휴직 후 매일 아침과 저녁, 아이들에게 맛있는 정찬을 제공해 드려야 하는 의무를 받들게 되면서 아빠의 고민은 늘어만 갔다.

볶음밥 먹는 아이들

처음 나의 요리를 맛본 아이들의 반응은 오묘했다. 그러나 그 정성을 아는 듯, 기특하게도 맛있는 척 먹어주었다. 두 아들의 입맛을 만족시켜 주고 싶은 아빠의 욕심은 자연스레 요리책을 펴고, 요리 프로그램을 보는 시도들로 이어졌다.

지금껏 가장 성적이 좋았던 것은 아빠표 스파게티와 볶음밥. 요리뿐만 아니라 그동안 서툴렀던 집안일도 어느새 손에 익어간다. 아빠는 오늘도 또 새롭게 배우고 진화한다.

셋째. 독박육아 두렵지 않다.

가끔 아내가 출장이나 연수로 집을 비우는 경우가 있다. 육아휴직 초반만 하더라도, 소위 독박육아를 하게 되는 날이면 지레 겁이 나고 숨마저 가빠졌다. 육아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탓이다. 하지만 이젠 아내가 없더라도 (조금) 두렵지 않다.

거리에서 장난치는 아이들

물론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하는 일련의 모든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이제는 그냥 ‘하면 되겠지’ 정도의 부담이다.

인간은 학습의 동물이라고 했던 말처럼 육아휴직에 돌입한 후 점점 육아 실력이 늘어나는 내가 대견스럽기도 하다. 물론 아내가 돌아오면 모든 고통과 고난을 감내했다는 표정은 필수로 지어줘야 한다.

넷째. 회사가 좋아진다.

회사에 다니면서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고,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일들을 직면하면 이직이나 퇴사에 대한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다.

내 경우는 비교적 성격이 낙천적이라 회사를 즐겁게 다니는 것에 능숙(?)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미래에 대한 걱정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곤 했다.

우비 입은 아이들

어느 명언처럼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 회사를 쉬고 육아에 돌입하면서 비로소 회사는 엄청 좋은 곳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육아할래? 회사 다닐래?”

“회사요!” (망설임 없이)

다섯째. 우리를 더 사랑하게 되다.

좀 낯간지러운 말처럼 느껴질지는 몰라도 육아휴직을 해보니 매 순간 아내에 대한 미안한 마음, 그리고 고마운 마음을 느낀다. 우리처럼 양가가 모두 먼 지방이라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경우 육아는 말 그대로 전쟁과도 같다. 이러한 전쟁을 치르면서 아내와 나 사이에는 확실한 동료애가 생겼다.

‘와, 육아가 이 정도였어?’

나도 비교적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퇴근 후 1~2시간 잠깐 아이를 보는 것과 24시간 하루종일 풀타임 육아는 하늘과 땅 차이다.

박물관에서 사진 찍은 아이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이렇게 찰떡같이 이해되는 상황이 있다니! 일하는 아내와 육아하는 나는 완전히 정반대의 처지가 되었다.

우리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 사랑하게 되었다.

전찬훈_가족사진

전찬훈 프로필

사진 찍는 SW Engineer. LG전자 뉴비지니스센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신사업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1년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현업에 복귀하여 감사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다음 세대가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합니다. 그러한 꿈을 LG와 함께 꾸고 있습니다.